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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된 사진을 보면서 벌써 우리 곁을 떠나신 최규락 부장과 최규열 실장을 회상하게 되고 함께 동고동락했던 방송국 동료들과의 많은 추억들도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1976년 부산방송국 직원들과 찍은 이사진은 아나운서 동기인 김지문씨가 고 최규열 선배의 자전적 수상집 『시간이 없다』 책갈피에 챙겨준 귀한 선물이다. 부산방송국 개국 기념일인 9월 21일 축하 케이크에 손을 모은 사진일 거라고 황량 아나운서가 귀띔해 준다. 사진 왼쪽부터 황량 아나운서, 이기우 보도과장, 고 최규열 실장, 고 최규락 방송부장, 신창기 방송과장, 조정묵 기자, 강미란 아나운서, 손상진 아나운서가 보인다.
라디오 방송밖에 없던 시절, 본사 직원들은 지역 방송국 순회 근무 원칙이 있었다. 아나운서, PD, 기자 등 방송직은 물론 행정직 직원들도 1년~2년 지방국 발령을 받았기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부산에서 객지 생활을 했다. 사진을 보면서 30여 년 KBS 생활 중에 15년이란 긴 세월을 부산 방송국에서 근무했다는 것이 큰 행운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부산을 거쳐 간 많은 동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본사로 근무지를 옮긴 후에도 방송, 행정 어느 부서에 가든 부산국 가족들이 반겨주시고 도움을 주셨던 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사진 속의 황량, 손상진 아나운서는 총각이었는데, 이제는 70을 훌쩍 넘었을 거고 20대였던 나도 70대 중반이 내일모레다. 세월의 빠름을 새삼 느끼면서 부산 방송국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 전하고 특별히 아나운서 선후배님들의 평강을 빈다.
사진 한마디
강미란(전 KBS)
박영웅(전KBS)
1998년 6월, 파리 근교 생드니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98 프랑스 월드컵 개막식 중계 방송 때의 사진이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국이어서 프랑스 월드컵 기간에 한국 경기를 포함해 주요 경기를 현지에서 생중계하기 위해 왼쪽의 KBS스포츠국 김춘길 PD, 오른쪽의 이용수 해설위원과 같이 현지에 파견되었다.
한국은 1차전 1무 2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확인한 우리 중계팀은 우리에게 큰 좌절감을 주었던 네덜란드의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으고 당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처음으로 건의했다. 후에 이용수 해설위원이 기술위원장이 되면서 히딩크 감독 영입에 성공, 결과적으로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 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회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