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인터뷰
초청칼럼
AI 아나운서 시대의 도래
대담 : 임병룡 전 KBS 아나운서 / KBS 아나운서실 이승현 아나운서

19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조지 버나드쇼’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정보화 사회 속 최첨단 문명의 利器를 누리고사는 현대인들은 지금 꼼짝없이 AI(인공지능) 인간에게 모든 분야가 사로잡혀있다. KBS 이승현 아나운서를 통해 ‘AI아나운서 時代의 도래가 나에게 주는 현실감, 의미, 그 內面, 앞으로의 대응책(?)등을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注)
Q : AI 아나운서 時代의 도래가 실감 있게 다가오는지?
A : 정말로 나대신 AI아나운서가 보편화되면 어떡하지? 고백하건데 기대 반 걱정 반, 아니 걱정이 더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현실을 보면 2022년 말 챗GPT가 공개된 뒤 AI는 세상을 천지개벽하게 만들고 있고, 인터뷰를 하는 2025년 현재 AI아나운서는 이미 ’오늘’이 되었습니다. AI 스피커에서, 수많은 유튜브 콘텐츠에서, 또 다수 방송국에선 AI 앵커로. 시청자들은 이미 AI아나운서와 익숙해졌다고 생각해요. AI아나운서는 미래에 다가올 무언가가 아니라 이미 함께 공존하고 있지요.

< 중국 CC-TV 인공지능 아나운서 >

< 입사식에 참석한 AI 아나운서 아오이 에리카 >
- 일본 TV 제공 -
그러나 AI 아나운서 ‘시대’가 왔는지는, 글쎄요. 조금은 의문이 듭니다. 우리 아나운서들에 대한 설명에 ‘시대’가 붙었던 역사를 생각해보면 ‘텔레비전 아나운서 시대’, ‘아나테이너 시대’, ‘개인방송 아나운서 시대’ 등 방송 환경에 따라 아나운서의 역할이 확장되어 왔던 것이 떠올라요. 다시 말해 ‘기술 공급’ 관점에서 ‘AI아나운서 시대’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콘텐츠 ‘수용자’인 시청자 관점에서 AI아나운서가 얼마나 소구력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 AI 아나운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A : AI 프로그램 여러 가지를 사용하며 아직까지는 ‘가장 똑똑한 바보’라고 생각하는데요. AI아나운서 또한 ‘가장 진짜 같은 가짜’로 느껴집니다. 기존 인간 모델을 본뜨지 않은 독창적인 AI아나운서라 할지 라도요. AI는 인류가 처음 열어보는 비밀의 방 같은 것이잖아요. AI아나운서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측면과 이면이 공존하는 이슈 아닐까요?
긍정적인 측면의 키워드는 ‘재난’에서 빛을 발하는 히어로. 좀처럼 방송사고 안 내고 노조도 만들지 않으며 속 썩일 일이 없는 ‘리스크 제로 직원’? 회사 입장에선 저비용, 가성 비 등등 도입의 명분이 많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걸 가능성으로 본다면 오히려 공영방송이 도달할 수 없는 소외계층, 사각지대, 해외 동포 등에 표준 한국어 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봅니다.
<KBS이슈 픽 쌤과 함께>
Q : 현재 맡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과 직책은?
A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강연 프로그램 (하하) <이슈 픽 쌤과 함께> 진행을 맡고 있어요. ‘좋은 질문이 좋은 방송을 만든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매주 실감하죠. 파일럿 프로그램일 때부터 시작해 이제는 교양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답니다. 지금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시사 기술까지 망라해, 대한민국의 보석 같은 ‘쌤’들을 모시고 있어요. 저희 방송은 용광로 같이 편견 없이 판을 깔아드린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Q : 현직(현업) 아나운서로서 내 목소리, 내 표정, 내 스타일의 AI 아나운서를 만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A : 내 방송을 모니터링 할 때의 민망함을 아나운서 선후배분들은 모두 아실 거예요. 우리만 아는 그 느낌. AI 아나운서를 직접 본다면 계속 ‘일하는 기분’일 것 같은데요. 아니 왜 이렇게 손을 많이 움직이지? 포즈에서 숨이 너무 거친 걸. 흠.. 눈이 짝짝이군. 같은거요. (웃음)
선거 방송을 마치고 대선 후보의 AI 영상을 만든 업체가 저를 평생 소유하고 싶다고 AI 작업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물론 거절했죠. 하지만 이제는 가장 좋은 기술과 함께 저를 학습시킬 마음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Q : 만약 AI 아나운서와 교양이나 시사, 또는 오락Program등에서 대결 한다면?
A : 이제 AI와 대결하는 퀴즈 프로그램 등이 본격 시도되겠네요. 제가 생방송 대처 능력이 있는 편인데 이 부분은 AI보다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과에도 정정 합니다 / 바로잡습니다 / 양해 부탁드립니다 / 앞선 리포트의 ~ 표현에 사과드립니다 / 깊이 사과 드립니다 등등 다양한 층위의 사과 표현은 AI가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 같아요.
Q : AI 아나운서시대의 도래가 앞으로 우리 방송사 전반에 미칠 긍정적 혹은 부정적 측면으로 생각되는 점은?
A : 방송은 민족문화를 창달함과 동시에, 최신 기술들을 발전시키고 담아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자칫 상충될 수 있는 이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한다면 AI아나운서 도입이 방송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2024년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등 여러 단체들이 모여 언론진흥재단과 함께 <언론을 위한 생성 형 인공지능 준칙>을 발표했어요. 가장 눈에 띄는 건 1조입니다.
제1조 (인간의 관리와 감독) 인공지능은 뉴스 생산에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인간의 관리 및 감독 하에 사용되어야 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는 선언적 의미의 조항이지만, AI시대에 결코 잊어서는 안 될 핵심 조항 아닐까요. 본말이 전도되는 우를 범하지 않으며, 방송과 아나운서가 함께 발전해 나가는 내일을 꿈꿉니다.
Q : KBS에서는 현 시점에서 AI아나운서의 도래를 앞두고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 있다면?( 도입시점, 운용, 활용방안 등)
A : AI아나운서 등장에 아나운서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비단 아나운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할리우드 배우들의 대응을 보며 전 세계가 ‘나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죠. 그래서 제가 속한 KBS아나운서협회는 변화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다음과 같은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어요.
첫째는, 우리가 무엇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AI아나운서를 KBS에서 본격 도입한다면, 정말 최고로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좋은 기술로 가장 의미 있고 멋지게 방송을 해냈으면 좋겠습니다. AI아나운서에게 패턴 화된 단순 업무를 맡기고, 재난 방송을 더욱 고도화한다면 인간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늘 시간에 쫓기는 아나운서들은 이제, 아낀 에너지를 더욱 ‘고도화’된 콘텐츠에 쏟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AI를 기회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둘째, 아나운서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부분 또한 책임감을 갖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기존의 계약이 인간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AI아나운서는 ‘학습’과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초상권과 초상사용권, 개인정보 관리 문제 등 존엄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건 ‘일자리’가 아니라 ‘가치’입니다.
텔레비전 시대에도 여전히 라디오 사랑 받는 매체였듯이, 유튜브 시대에도 방송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처럼, 지난 100년 동안 바른 우리말 문화를 무형문화재처럼 전수해 온 아나운서의 사명을 잊지 않으며 나아간다면, 우리는 AI시대에도 분명 길을 찾을 것입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방송 100년을 맞는 시점에서 이 아나운서께서는 담당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시청자 팬을 두고 있지만 국민의 더 큰 사랑과 신뢰를 받는 KBS아나운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